소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후천적 심장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첨판 폐쇄 부전증입니다. 특히 말티즈, 푸들, 치와와, 포메라니안과 같은 소형견에서 85~90% 이상 발생하는 이 질환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반려견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MMVD란 무엇인가: 소형견 심장병의 핵심
MMVD는 믹소마토스 마이트랄 밸브 디지즈(Myxomatous Mitral Valve Disease)의 약자로, 이첨판 폐쇄 부전증을 의미합니다. 강아지의 심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심방 이심실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는 이첨판이라는 판막이 존재합니다. 이 판막은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좌심방의 혈액이 좌심실로 이동할 때 판막이 열렸다가, 좌심실이 수축하면서 대동맥을 통해 몸으로 혈액을 보낼 때는 판막이 예리하게 닫혀 역류를 방지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유전적 소인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판막 끝이 두꺼워지는 점액 변성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러한 변성이 진행되면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못하고 빈 공간이 생기면서, 좌심실이 수축할 때 일부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역류되는 혈액의 양이 적어 큰 문제가 없지만, 점액 변성이 심해질수록 역류량이 증가하고 좌심방의 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좌심실의 내강도 확장시키며, 심장이 더 이상 보상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폐정맥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혈관 내 정수압이 상승하면 물 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 또는 폐부종이 발생하고, 이는 심각한 호흡 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형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질환의 발생률이 이토록 높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만 6세 이상의 소형견이라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수의사의 청진을 받아야 합니다. 청진만으로도 심잡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MMVD의 조기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심장병 단계별 증상과 관리: A부터 D까지의 여정
2019년 미국 수의 내과 협회(ACVIM)가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MMVD는 A, B(B1, B2), C, D 단계로 분류됩니다. 각 단계마다 증상과 관리 방법이 명확히 구분되며,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를 크게 좌우합니다.
스테이지 A는 실질적으로 심장병이 없지만 앞으로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을 의미합니다. 말티즈, 푸들, 치와와, 포메라니안, 비숑 프리제 같은 소형견이 여기에 해당하며, 청진상 심잡음이 들리지 않는다면 추가 검사나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기적인 청진을 통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입니다.
스테이지 B는 청진상 심잡음이 들리지만 임상 증상이 없는 무증상 심장병 단계입니다. B1은 역류가 있지만 심장 크기가 정상이거나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경우이며, B2는 심장이 기준 이상으로 커진 경우입니다. B2 진단 기준은 심잡음이 3단계 이상이고, 체중을 보정한 좌심실 내경(LVIDN) 1.7 이상, 좌심방 대 대동맥 비율(LA:Ao ratio) 1.6 이상, 척추뼈 길이 대비 심장 크기(VHS) 10.5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할 때입니다.
중요한 점은 B2 단계부터 피모벤단이라는 강심제 성분의 약물 치료가 권장된다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2 단계에서 피모벤단을 처방받은 아이들이 약 15개월 정도 C 단계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었습니다. 이는 증상이 없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스테이지 C는 실제로 폐에 물이 차서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울혈성 심부전 단계입니다. 호흡수가 빨라지고, 안절부절 못하며, 심한 호흡 곤란과 기침이 발생합니다. 이때 적절한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B2 단계를 관리하는 보호자들은 아이의 호흡수를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C 단계로의 진행을 조기에 발견해야 합니다.
스테이지 D는 일반적인 이뇨제 용량으로 관리되지 않는 불응성 심장병입니다. 표준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며, 폐수종이 생기지 않도록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고용량 이뇨제 사용과 그에 따른 합병증 관리가 중요합니다.
예방법과 일상 관리: 호흡수 측정의 중요성
심장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입니다. 특히 B2 단계를 관리하는 경우, 폐수종으로 인한 C 단계 진행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핵심 방법이 바로 수면 중 호흡수(SRLR) 측정입니다.
호흡수 측정은 아이가 가장 안정된 상태일 때, 즉 잠을 잘 때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정상적인 수면 중 호흡수는 분당 30회 이하입니다. 측정 방법은 10초 동안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횟수를 세고, 여기에 6을 곱하면 분당 호흡수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10초 동안 3번 숨을 쉬었다면 분당 호흡수는 18회입니다.
보호자가 직접 세기 어렵다면 핸드폰으로 10초간 동영상을 촬영한 후 확인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호흡수 측정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나와 있어 꾸준한 기록 관리가 가능합니다. 만약 호흡수가 30회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측정된다면, 폐수종 가능성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폐수종은 극도로 흥분하거나 긴장했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명절에 장거리 차량 이동을 하거나, 집에 낯선 손님이 많이 방문했을 때, 혹은 아이가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이후 하루 이틀 뒤에 자주 나타납니다. 따라서 심장병을 관리하는 아이들의 경우, 극도의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은 가능한 피해야 합니다.
식단 관리도 중요합니다. 심장병을 오래 관리하다 보면 근육량이 빠지는 카디악 카케시아(cardiac cachexia)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수명 단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신부전을 동반한 심신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단백질 조절이 필요합니다. 또한 나트륨 섭취를 과도하게 하면 체액 저류로 인해 폐수종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높은 나트륨 함량의 식이는 피해야 합니다.
기침이 있다고 모두 심장병은 아닙니다. 소형견은 노령성 변화로 인해 기관지 허탈이나 기관지 협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건성 기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장이 커지면 기관지를 압박하여 기침 빈도가 증가할 수 있고, 폐수종이 있을 때는 습성 기침과 함께 호흡 곤란이 동반됩니다. 기침의 원인이 기관지인지 심장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판막 성형 수술이나 건삭 성형 같은 개심 수술도 가능해졌습니다. 수술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스테이지가 너무 진행되기 전에 시행할 때 예후가 좋습니다. 다만 수술의 위험성과 고가의 비용 때문에 대부분은 여전히 내과적 치료를 선택합니다. 앞으로 수술 가능 병원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로서 심장병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은 두렵지만, 동시에 체계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정기적인 청진을 받고, B2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며, 호흡수를 꾸준히 모니터링한다면 반려견과 더 오래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습니다. MMVD는 관리 가능한 질환이며, 보호자의 관심과 노력이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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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CHX70iPpBVs